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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재미있는 수영 상식

수영에서 흑인선수가 적은 이유는?

by 블루 돌핀 2008. 8. 16.

   11일 남자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따낸 미국의 컬런 존스는 올림픽 역사상 세번째 흑인 수영 금메달 리스트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흑인 최초로 수영(남자 100m 접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수리남의 안토니 네스티, 2000년 시드니 올림픽에서 자유형(남자 50m) 금메달을 따낸 흑인 혼혈선수 앤서니 어빈(미국)이 그의 앞에 있을 뿐이다.

그나마 여자 수영선수는 여태껏 단 한차례도 100년이 넘는 올림픽 역사상 금메달을 따낸적이 없다.

강철같은 체력과 타고난 탄력으로 육상 등 각종 스포츠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흑인들이 유독 수영에 열세를 보이자 각종 낭설들이 떠돌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흑인은 백인, 황인에 비해 손발에 물갈퀴가 짧아 수영에 불리하다'는 것.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정동식 박사는 이에 대해 "전혀 근거가 없다. 사람 수족이 오리발도 아닌만큼 큰 차이가 있을 수 없다"고 일축했다.

'더위에 강한 흑인은 피부의 땀구멍이 커서 물을 많이 품어 불리하다'는 데 대해서는 "땀구멍에 대한 연구는 없지만 몸에 체모가 많을 경우 저항이 많이 생긴다는 연구결과는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전신수영복 등으로 커버 가능하기 때문에 핑계가 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전 단장이었던 알 캄파니스는 "흑인들은 부력이 약하기 때문에 수영을 할 수 없다"고 공공연하게 얘기했다. 정박사는 "그건 맞는 말이다. 실제 흑인은 (밀도가 높은)근육이 인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 비중이 높다. 이 경우 장거리 경기에 부력을 유지하기 위한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게 돼 불리하다"면서도 "하지만 단거리의 경우는 강한 근력이 오히려 장점이 된다. 단거리 선수도 많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관성이 약하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검은 물살은 왜 보기 힘든걸까. 정박사는 "오히려 문화·경제에서 이유를 찾아야 한다"면서 "수영은 시간과 돈을 많이 투자하는 데 비해 성공한다고 큰 부를 보장받지 못하는 종목이다. 따라서 대게는 빈곤한 흑인들이 매력을 찾을 수 없는 종목이다"고 분석했다. 한마디로 저변이 넓지 않다는 것.

이어 "육상에서도 다른 종목과 달리 쉽게 접근하기 힘든 장대높이 뛰기에는 흑인 선수가 거의 없다. 승마같은 귀족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맨몸으로 가능하고 성공했을 때 큰 돈을 만질 수 있는 농구, 축구, 달리기 등에는 흑인 선수들이 큰 두각을 나타내는 점은 눈여겨 봐야할 대목이다"고 덧붙였다.

이쯤 되면 자신이 수영을 택한 이유에 대해 "모든 어린이들은 스포츠 스타를 보면서 자신의 꿈을 키운다. 내가 수영을 계속하고 성공하면 다른 수많은 흑인 어린이들이 나를 보고 꿈을 꿀 것이다. 나는 그들을 이끄는 미끼다"고 말한 컬런 존슨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펌]온누리 기자[nuri3@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