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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킨 · 스쿠버 다이빙/다이빙 의학

잠수 후 온천이나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왜 위험한가?

by 블루 돌핀 2008. 11. 19.

   잠수 후 온천이나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면 왜 위험한가?

   The Hot Spring or Sauna, Really Dangerous or WHAT??

   저자가 진해 해양의료원장으로 재직 당시 과거 감압병 치료 차트를 정리하다가 97년에 창원의 한 온천에서 잠수인들이 여러 명 사망했다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이전에도 여러 장소에서 온천 후 감압병의 증상이 심해져서 병원으로 이송하여 치료를 받았거나 중증의 심각한 후유증으로 고생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치료 후 그들에게 왜 감압병이 발생되었나를 문진하는 과정에서도 적지 않게 잠수 후 온천이나 샤워 후 증상이 더 심해졌다는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다.
   한국 내에서는 감압병이 발생되면 치료를 받을 만한 챔버시설을 갖춘 병원이 드물기 때문에 잠수인들은 그들 나름대로의 치료 방법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중 한 가지 방법이 온천을 하는 것이다. 
   그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몸 푸는 것’이다.


   그러면 ‘왜 잠수 후 그런 방법이 위험할까?’를 살펴보고자 한다.


   전 세계의 잠수에 관련된 문헌을 찾아보아도 이에 대한 해답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 이유는 첫째, 선진국에서는 감압병의 증상이 나타나면 곧바로 병원을 방문하여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한다는 것이고,
   둘째, 일부 추운 지역의 국가들을 제외하고는 온천을 즐기지 않는다는 점이다.
   물론 이외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으나, 위의 두 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이유일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럼,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온천도 즐기고, 잠수도 많이 하기는 하지만, 일본은 분명 선진국임에는 틀림없다.
   챔버시설을 갖춘 병원이 많다.
   그런 병원이 약 200개가 있다고 한다.

   그러니 무리하게 한국과 같은 방법으로 그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면 한국의 실태는 어떨까? 잠수인들이라면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을 것이고 또한 실제로 잠수 후 몸을 푼다고 온천이나 사우나를 경험한 잠수인들도 있을 것이다.
   또 그것이 옳은 것이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또한 감압병이 발생되어 온천에서 몸을 푼 잠수인이 극히 일부이긴 하지만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를 들어서 혹은 직접 목격해서 알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인체의 심부온도는 대략 38℃ 정도 된다.
   그러나 잠수시 수온은 수심과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그러므로 수중에서 체류하는 시간이 길면 길수록 인체의 심부온도는 감소한다.
   이때 심부온도가 35.5℃ 이하로 내려가면 저체온증으로 사망을 하기도 한다.
   이런 심부온도와 수중의 온도가 왜 잠수인들에게 중요할까?
   우리가 호흡하는 공기에는 질소가 기체상태로 포함되어 있다.
   기체가 혈액이라는 용액에 용해될 때는 압력과 온도의 관련이 있다.


   즉, 압력이 높을수록 그리고 온도가 낮을수록 혈액에 잘 용해된다(헨리의 법칙).

   그러므로 잠수 중에는 체온의 하강으로 호흡하고 있는 공기 중 질소가 혈액으로 더욱 잘 용해된다.
   특히 겨울철에는 수중에서 밖으로 나왔을 때에도 계속 체온이 낮은 상태가 유지되기 때문에 혈액에 용해되어있는 질소는 공기방울을 잘 형성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겨울철이나 혹은 여름철이라도 심해잠수를 한 경우에는 인체의 혈액과 조직에 질소가

   과포화상태를 유발하더라도 쉽게 공기방울을 형성하지 않는다.
   즉, 감압병의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체온 저하로 인해 질소가 인체의 혈액에 더 많이 용해되어 있다가, 온천 혹은 따뜻한 물이나 장소에 인체를 노출시켰을 때에는 과포화상태의 질소가 갑자기 인체의 혈액이 따뜻하게 데워지면서 혈액의 질소에 대한 용해도가 변해서, 용해되어있던 질소는 쉽게 기화되면서 그 결과 다량의 공기방울이 발생하게 된다.

   그런데 적은 수의 질소공기방울이 형성되었을 때에는 커다란 문제를 유발하지 않지만, 인체 여러 곳에서 동시에 다발적으로 공기방울이 형성된다면 이런 경우에는 문제가 된다.
   즉, 여러 장기의 혈액순환을 차단하여 조직의 저산소증을 유발하거나 괴사를 촉진하고, 또 정맥내로 유입되어 한꺼번에 많은 양의 공기방울이 폐로 들어오게 되어 정상적인 폐에서의 산소교환을 방해하고 폐관류를 차단한다.

   이때 주 증상은 호흡곤란이고 이런 기전에 의해서 발생된 폐감압병을 다른 말로 ‘질식, 혹은 쵸크(Chokes)’라 부른다.
   인체의 질소 농도와 체온과의 관계는 분명하다.
   그러나 수중에서 압력에 노출될 때 인체의 혈액에 질소가 용해되어 있는 농도는 수심(압력)과 체류시간, 그리고 체온에 따라서 분명 다를 것이다.
   또한 혈액순환이 좋은 곳과 좋지 않은 곳에 따라 질소농도도 다를 것이다.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서 어느 한 개인에 대한 그런 변수들에 따른 질소농도를 측정하긴 쉽지 않다.
   게다가 상승하면서 농도의 변화를 측정하거나 예측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울 것이다.
   그러므로 위에서 언급하였듯이 수심, 수온, 체온, 체류시간, 상승속도, 그리고 체온의 상승에 따른 기화되는 질소량을 정할 순 없을 것이다.
   그러나 다이빙을 즐기는 독자 여러분과 저자가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바에 의하면 분명 잠수 후 온천과 더운물로 샤워를 하였을 때에는 없었던 감압병의 증상 즉, 어깨통증 혹은 호흡곤란 등이 발생한다는 것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감압병의 증상이 발생하는 것은 경험과 이론적인 의학지식을 통해서는 분명히 알 수 있으나, 실험과 개별화하는 것은 어렵다.
   따라서 잠수인들이라면 수중에서 차가워진 자신의 몸을 서서히 녹여야 할 것이고, 미지근한 물 이상의 더운 물로 샤워하는 것은 분명 어리석은 일이다.
   물론 더 중요한 것은 수심과 체류시간을 규정에 준수하는 안전잠수를 해야 함은 당연하다.



   ※ 이번 호에서는 충분한 답이 되지 못했다. 이에 관한 문헌도 거의 없고, 실험이나 연구하기 쉽지 않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언제가 이런 연구를 직접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윗글이은 차수강 박사님의 기고글 입니다

출처 :서해로 스쿠바 원문보기 글쓴이 : bada